변리사를 고용하지 않고 스스로 출원하려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상표 출원이 쉽지는 않지만 특허 출원보다는 훨씬 쉬움을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여 초보 출원인에게 용기를 준다. LNG선에 관한 특허권의 힘을 예시하여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상표권은 10년씩 갱신하여 반영구적인 보유가 가능하다. 선행 상표 검색은 선행 기술 검색만큼 어렵지 않고, 상표 도안 만들기도 특허명세서 작성하기보다는 쉽다. 상표 출원 절차 개요를 설명한다. 출원서를 서식작성기로 작성하여 제출하기보다 웹작성/제출이 더 나음을 설명한다.
지식재산권의 힘
요즘은 지식재산권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LNG선 한 척을 건조해서 팔면 그 판매금 중 수백억 원이 프랑스 기업에 특허 사용료로 지급된다는 기사를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금액이 큰 이유는 뱃값이 비싼 탓도 큽니다. 특허권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물론, 끼워팔기 등 불공정거래에 관해서는 당연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특허권 자체는 그 프랑스 기업이 열심히 연구해서 얻은 것이므로 어쩔 수 없습니다. 왜 우리는 진즉에 그런 연구를 못 했는가 자책해야 할 일입니다. 지식재산권은 이렇게 앉아서 돈을 벌게 해줍니다. 우리 조선사들도 그걸 깨닫고 한국형 화물창 특허권을 공동으로 확보했다고 하니 앞으로는 열불 날 일이 적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글에서는 특허 대리인 즉 변리사를 고용하지 않고 스스로 출원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제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반영되었으므로 애매한 점에 관해서는 전문가에게 상담받아서 결정하시기를 바랍니다.
상표권만 갱신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을 주관하는 기관, 단체가 몇 군데 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으로 특허청을 들 수 있습니다. 특허청에 출원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에는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특허권, 상표권이 있습니다. 저는 제 소유의 법인 명의로 2건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저 스스로 출원해서 등록에 성공한 것들입니다. 그 외에 특허 출원과 실용신안 출원에도 약간의 경험이 있습니다.
특허, 상표 등을 출원하면 특허청에서 심사하여서 거절 사유가 발견되지 않으면 등록 결정이 나옵니다. 그러면 설정 등록을 하여 비로소 특허권, 상표권 등의 권리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권리마다 존속기간이 다릅니다.
권리 | 존속기간(년) | 비고 |
특허권 | 20 | 갱신 불가능 |
실용신안권 | 10 | 갱신 불가능 |
디자인특허권 | 20 | 갱신 불가능 |
상표권 | 10 | 10년씩 갱신 가능 |
(표: 권리별 존속기간 차이 및 갱신 가능 여부)
상표권의 존속기간은 존속기간갱신등록신청에 의하여 10년씩 갱신할 수 있다.
https://glaw.scourt.go.kr/wsjo/lawod/sjo192.do?lawodNm=%EC%83%81%ED%91%9C%EB%B2%95&jomunNo=83
상표권은 10년씩 갱신하여 사실상 반영구적인 보유가 가능합니다. 반면에, 특허권은 아무리 획기적인 발명이라고 해도 존속기간 20년이 지나면 더 이상 권리 행사를 못 합니다. 실용신안권과 디자인특허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의 주제는 아니지만, 음악 저작권은 저작권자의 사후 70년까지 보장된다고 합니다. 음악인들의 능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과학기술인들은 뭐 하고 있었습니까? 하하
선행 상표 검색은 선행 기술 검색보다 쉽다
특허 출원과 실용신안 출원은 거의 비슷합니다. 출원 대상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서식도 구분되어 있지만 쓰인 용어가 몇 개 다른 정도입니다.
특허 | 실용신안 | |
출원 대상 | 고도의 창작 | 창작 |
권리의 존속기간 | 20년 | 10년 |
용어 | 발명 | 고안 |
수수료 |
특허로 수수료 정보 안내:
https://www.patent.go.kr/smart/jsp/ka/menu/fee/main/FeeMain01.do
따라서, 상표 출원과 특허 출원만 비교해 보면 충분하겠습니다 (디자인특허는 제가 출원해 보지 못했으니 빼겠습니다).
자기가 특허청에 무언가를 출원하려고 하면 이미 누가 그걸 출원했는지, 또는 등록했는지를 검색해 보아야 합니다. 기존의 것과 똑같은 것이나 비슷한 것을 출원하면 특허청에서 거절합니다. 즉, 의견제출통지서에 거절 사유를 적시하여 보내줍니다. 선행상표나 선행기술을 검색하기 위해서는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다음의 사이트를 방문하면 됩니다.
http://www.kipris.or.kr/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서는 선행기술 조사를 해야 하는데 이건 검색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허권은 우리나라 안에서만 권리가 발생하는데 선행기술 조사는 전 세계 특허 문서를 다 검색해야 한다!
특허 등을 출원하면 1년 후에는 대중에 공개됩니다. 아무 나라에서나 서로 다 볼 수 있다 보니 서로 베껴서 출원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른 나라 특허 문서에 나와 있는 기술이라도 비록 등록되지 않았다고 해도 공개 기술로 취급되어 출원해도 특허청에서 거절합니다.
요즘은 인터넷 번역기가 아주 좋아서 편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특허 기술 검색은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완벽하게 하려면 특허제도가 있는 모든 나라의 언어를 통달해야 합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검색어가 내가 생각하는 그 검색어가 아닌 엉뚱한 이름으로 출원된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들이 특허를 출원해도 은근히 자기네 기술을 숨기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소하지만 틀리지는 않은 용어를 사용해서 말을 돌려서 출원해 놓으면 어떻게 다 찾아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어렵습니다.
특허청에서는 직접 검색하지 않고 아예 검색 전문 기업들을 선발해서 검색시킵니다. 각국 특허 데이터베이스를 구비하고 있는 기업이라야 응모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을 뽑았는지 특허청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개인이나 다른 기업들도 우선심사청구권을 행사할 때 그 검색 기업에 일을 맡겨서 선행기술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우선심사청구권을 행사하는 것과 상관없이 검색 기업에 일을 맡길 수는 없을까요? 저는 그럴 생각까지는 없어서 더 깊이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안 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문제는 비용입니다.
반면에, 제가 이해하기로, 우리나라 안에서 상표권을 얻기 위한 선행 상표 검색은 우리나라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만 검색하면 됩니다. 그래서 한결 수월합니다. 문자 상표이면 문자 자체가 같은지, 비슷한지, 지정 상품이 겹치는지 등만 비교해서 보면 됩니다. 물론, 외국에서 상표권을 획득하려면 당연히 그 나라 특허청이나 상표청에 등록된 상표를 검색해야겠습니다. 외국에 상표를 출원할 때는 MADRID 국제상표제도를 이용하면 좋다고 합니다.
상표 도안 만들기 vs 특허명세서 작성하기
상표를 출원하려면 상품류/지정상품을 정해야 하고 그다음에 도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상품류/지정상품을 정한다는 것은 내 상표를 어떤 분야의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사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상표의 도안은 어떤 유형의 상표를 출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상표의 유형에는 문자 상표, 도형 상표, 복합문자 상표, 도형복합 상표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KIPRIS -> 상표 -> 스마트 검색 클릭). 아무튼 상표가 어떤 유형이든지 간에 식별력이 있어야 합니다. 식별력이 없으면 거절됩니다. 문자 상표이면 디자인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함). 도형 상표나 도형복합 상표이면 도안을 만드는 데 전문적인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문자 상표밖에 안 해봐서 디자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문자만으로도 식별력이 있다면 문자 상표만 출원해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자 상표가 독점력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자만으로는 식별력이 없으면 도형을 부가해서 도형복합 상표를 출원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기업 이름으로 출원된 상표를 검색해 보면 여러 유형의 상표가 나옵니다.
반면에, 특허를 출원하려면 특허명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특허 청구범위를 적고 도면을 그리고, 상세한 설명 등 서식대로 작성합니다 (서식을 순서대로 작성하지 않고 중요한 부분일수록 먼저 작성하면 좋음).
제가 가진 상표권 두 건은 모두 문자 상표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 잘 모르고 글자를 그림으로 직접 만들어서 제출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렇게 안 하고 특허로 사이트에서 자동으로 견본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기능을 이용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사이트 링크는 아래에). 저처럼 그림을 직접 만들어서 출원해도 잠깐이면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특허명세서 작성은 여러 날 신경 써서 해야 합니다. 청구범위가 법적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심사숙고해서 독립항, 종속항을 잘 배치해야 합니다. 또 도면을 작성하려면 3D cad 프로그램 하나 정도, 2D 그림 편집기 등도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보통은 3D로 그린 다음에 2D 투사도로 만들어서 특허명세서에 넣습니다.
그러나 특허명세서 작성은 기술적인 부분이어서 열심히 하면 익힐 수 있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 선행 기술 검색이 훨씬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신의 발명이나 고안이 듣도 보도 못한 획기적인 기술이면 선행 기술 검색에 연연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선행 기술이 있는지 없는지 모호한 것들이 많아서 문제입니다.
상표 출원하기 절차 개요
상표를 출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특허로’에 방문합니다. 특허로에 로그인하기 위해서는 공동인증서가 필요합니다. 다른 로그인 방법도 있기는 한데 공동인증서가 있어야 제약이 없습니다.
- 특허로 사이트에 접속합니다.
https://www.patent.go.kr/ - 특허고객번호를 신청합니다. 특허고객번호는 ID 같은 개념입니다. 법인이면 법인 명의로 개인은 개인 명의로 신청합니다 (공동인증서도 당연히 법인인지 개인인지 구분해서 로그인해야 함). 그런데 법인을 운영하는 분도 나중을 위해서 개인 명의의 특허고객번호도 받아두면 좋습니다 (특허출원, 실용신안 출원 시 발명자/고안자 이름에는 개인 명의의 특허고객번호가 필요할 수 있음). 며칠 후에 특허고객번호를 받고 나면 다음부터는 또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 상품류와 지정상품을 정합니다.
http://kdtj.kipris.or.kr/kdtj/remocon/frame.jsp?kind=2&start=TS&userid=&menuKind=&rtField=&rights=TMS - 도안을 만듭니다 (문자 상표는 도안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됨: 웹 출원에서 문자를 입력하여 견본이미지로 변환 가능).
- 출원서 제출: 웹으로 제출, 또는 서식작성기로 제출합니다 (웹으로 제출하는 것이 오류도 훨씬 적고 편합니다):
특허로 -> 신청/제출 -> 국내출원 -> 명세서/서식 작성 -> 웹작성/제출 -> 상표 -> 출원절차서류 -> 상표등록출원서 -> 상표유형 옆에 있는 ‘추가’ 클릭 -> 적용 클릭 -> - 아래쪽의 상표견본 옆에 *문자를 입력하여 견본이미지로 변환 선택 (문자 상표인 경우에 한함) -> 문자로 이루어진 자신의 상표를 입력하여 그림으로 변환함.
- 그 외에 필요한 사항 다 입력한 후에 위쪽에 있는 ‘작성완료 및 서명’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