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기본 규칙인 단수, 빵때림, 착수 금지 규칙, 착수 금지 예외 규칙, 패싸움 규칙을 설명하고, 그 외에 단수 모면, 완생, 수상전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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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
지난 글에서 바둑 규칙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개념을 설명하였는데 얘기를 하다 만 느낌이어서 이 글까지는 써야 할 듯하다. 내 바둑 실력은 그리 대단하지 못해서 바둑의 내용을 깊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 글의 주제처럼 기본적인 것은 설명해 줄 수 있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바둑 잘 두지 못해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위의 그림에서 흑 한 점을 백돌 3개가 거의 포위하고 한 쪽 방향만 트여 있다. 이때 이 흑돌은 단수에 몰려 있다고 한다. 백의 관점에서는, 백이 흑에 단수를 쳤다고 한다. 장기로 치면 “장군!”을 부른 셈이다. 흑돌이 위험하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다음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빵때림
만약 흑돌이 단수당한 상태인데 백이 둘 차례이면, 백은 흑돌의 비어 있는 한쪽을 마저 틀어막는 수를 둘 수 있다. 그러면, 백은 그 흑돌을 고이 집어 들어 자신의 돌 통 뚜껑에 모셔 둔다. 이 상황을 백이 빵때림을 했다거나, 흑이 빵때림을 당했다고 표현한다. 동사형으로는 빵때렸다고 한다. 이처럼 포로로 잡은 상대의 돌 1개는 바둑이 끝난 후에 나의 1집으로 합산된다. 어디 그뿐인가? 상대의 돌이 빵때림 당한 빈자리도 역시 나의 1집으로 계산되므로 상대의 돌 1개를 빵때림 하면 내 집 2집이 생기는 셈이다. 그러니 울타리 치는 대신 상대의 돌을 많이 때려잡기만 해도 바둑을 이길 수 있다.
지도의 방위에 비유하면, 상대의 돌을 동서남북으로 꽉 막아야 빵때림을 할 수 있다. 대각선 방향으로 막아 봐야 빵때림과는 별 상관없다.
착수 금지 규칙
위의 그림의 모양에서 흑은 방금 빵때림 당한 자리에 자신의 돌을 넣을 수 없다. 이를 ‘착수 금지 규칙’이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돌을 놓았을 때의 모양이, 상대가 내 돌을 빵때림 할 때의 모양과 똑같을 때, 그 자리에는 착수 금지 규칙이 적용된다. 프로기사 대국에서는 착수 금지 규칙을 위반하면 바로 반칙패가 선언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수 모면
다음 그림과 같이 흑은 빵때림 당하기 전에 도망칠 기회가 있었다. 이제는 원래의 흑 한 점을 백이 빵때림 하고 싶어도 다른 흑돌이 그 자리를 이미 차지하고 있어서 백이 흑 한 점만 빵때림 하기는 불가능해졌다.
연결된 돌들
위의 두 흑돌을 따로따로 빵때림 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두 돌은 ‘연결’되었다고 한다. 그럼, 이제는 백이 흑 두 점을 영영 빵때림을 할 수 없을까? 그렇지 않다. 아래의 여러 그림에서 보듯이 두 점이든, 몇 점이든 사방을 둘러싸서 빈 곳이 없게 하면 통째로 빵때림 할 수 있다.
즉, 연결된 돌들은 바둑이 끝날 때까지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착수 금지 예외 규칙
위에서 착수 금지 규칙을 설명했는데, 이에는 한 가지 예외 규칙이 있다. 위의 그림과 같은 조건에서는 중간의 빈자리에 착수 금지 예외 규칙이 적용되어 흑돌을 중간의 빈자리에 놓일 수 있다. 그러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오히려 백돌이 빵때림 당한다.
착수 금지 예외 규칙이란, 착수 금지 규칙이 적용될 법한 곳이라도 그 돌을 놓았을 때 상대의 돌이 사방과 안쪽 모두 빈 곳 없이 꽉 막힌 모양이 되면, 착수하여 오히려 상대의 돌을 빵때림 할 수 있다는 규칙이다.
물론, 흑이 저 백돌 무리를 지금 바로 빵때림 할지 나중에 할지는 흑의 마음에 달려 있다. 이 모양처럼 어차피 못 도망가는 돌이면 굳이 너무 급하게 빵때림 할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 단수
단수 규칙과 착수 금지 예외 규칙에 따라 아래 바둑판의 모든 흑돌은 단수에 몰려 있다. 바둑판의 바깥 선에서는 네 방향이 다 막히지 않아도 단수를 당한다.
두 점 단수, 축
위에서 두 점 단수를 설명하다 말았는데 아래의 두 흑돌은 단수를 당한 상태이다. 사실, 이 두 점은 세 점으로 늘어나도 백이 대각선 방향으로 계속 단수를 몰아서 결국은 흑돌을 잡을 수 있다. 이런 형태를 ‘축’이라고 한다. 즉, 흑돌 두 점은 축으로 몰려서 도망쳐 봐야 허사이다.
두 점 빵때림
백이 흑 두 점을 시원하게 빵때림 하였다. 유명한 ‘거북 등 빵때림’이다. 집으로는 겨우 4집이지만 주변에 미치는 위력은 훨씬 더 크다고 한다.
눈이 2개이면 완생!
다음 바둑판 위의 모든 흑돌은 빵때림 당할 걱정이 없다. 단수조차 당하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이 돌들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이 돌들은 중간에 빈 곳이 두 군데 있다. 바둑은 한 수씩 두므로 착수 금지 예외 규칙으로도 이 돌들을 빵때림 할 방법이 없다 (한 수씩 둬야 하니까 각각의 구멍에서 착수 금지 규칙이 적용되어 착수 불가). 이처럼 사는 데 필요한 집을 ‘눈’이라고 하는데, 눈이 두 개 이상인 대마는 ‘완생’하여 더 이상 죽을 일이 없다.
대마란, 사실상 연결되었다고 봐도 되는 돌무리를 일컫는다. 대마가 완생하려면 스스로 두 눈을 확보하거나 두 눈을 확보한 다른 대마에 연결하면 된다. 대마가 겉보기에 두 눈이 없는 듯이 보이지만 언제라도 두 눈을 확보할 수 있는 모양이면 살아있는 것으로 본다.
두 집이지만 두 눈이 아니면 죽는다.
위의 흑대마는 두 집을 확보했지만 죽었다. 아래의 그림에서처럼 단수를 당하고 빵때림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모양의 두 집은 눈으로는 하나일 뿐이다.
패싸움
다음의 모양을 ‘패’라고 하고, 이와 관련한 싸움을 패싸움이라고 한다. 백이 흑 한 점을 빵때림 하면 흑도 백 한 점을 빵때림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둘이 다른 데 두지 않고 계속 여기만 되따내고 있으면 더 이상 바둑이 진행되지 못한다.
그래서 바둑의 설계자는 다음의 패싸움 규칙을 정하였다.
패싸움에서 상대가 패를 따낸 직후에 바로 되따낼 수 없다
건곤일척 패싸움
실전에서 패싸움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다음 그림에서 패싸움이 벌이진 가운데 왼쪽의 흑돌 5개는 단수에까지 몰려 있어서 위기이다. 흑돌 5점이 살아날 방법은 무엇인가?
패싸움 규칙에 따라 흑이 패를 바로 되따낼 수는 없다. 따라서 흑돌 5점이 단수를 면하고 살아나기 위해서는 다른 중요한 곳에 두어서 백의 손이 따라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중요한 자리를 팻감이라고 한다. 중요한 패싸움이 벌어지면 서로 팻감을 사용하여 패싸움을 계속하게 된다.
대개 패싸움의 결과로 어느 한쪽이 더 이득을 보게 된다. 즉, 패싸움은 불공평한 타협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따라서 바둑의 형세가 불리한 쪽에서는 패싸움이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상전
위의 건곤일척 패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대마는 모두 두 눈이 없다. 이런 싸움을 수상전이라 한다. 즉, 위의 모양은 패싸움이 동반된 수상전이다. 수상전의 결과는 어느 한쪽 대마가 죽거나 ‘빅’이 되어 두 대마가 두 눈 없이도 함께 사는 것이다. 빅은 수상전을 하는 두 대마 사이의 안 공배(=빈자리)가 2개가 되어 먼저 공배를 채우는 쪽이 빵때림을 당하므로 아무도 두지 못하게 되어 두 대마의 수상전이 무승부가 된 것을 말한다. 이렇게 빅이 되면 그런 줄 알고 다른 곳에서 계속 바둑을 둔다.
드물지만, 3패빅, 4패빅, 또는 장생이 생겨서 바둑 전체가 무승부로 될 때도 있다.
한국기원 바둑 규칙
더 자세한 바둑 규칙은 다음 링크의 한국기원 바둑 규칙을 참고하면 된다.
http://www.baduk.or.kr/story/badukru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