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후 초미세먼지, 황사가 가라앉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여 2시간이 채 안 됨을 보인다 (1㎛ 입자). 에어코리아(airkorea)에 자주 방문하여 PM2.5(초미세먼지) 수치와 PM10(미세먼지) 수치를 비교해 보고, 주변 도시의 먼지 수치도 눈여겨보고, 먼 산을 자주 쳐다보고,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환기하며, 공기청정기(또는 선풍기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자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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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후 방안 초미세먼지 가라앉는 데 2시간 채 안 걸린다
봄철에 초미세먼지, 황사가 극성이다. 황사에는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섞여 있다. 공기가 나빠도 환기는 해야 한다. 황사가 심하다고 여러 날 환기를 하지 않으면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피부 상한다고 햇볕을 너무 안 쬐면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환기하고 나서 공기청정기를 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환기하고 공기청정기를 안 틀면, 몇 시간이 지나야 먼지가 다 가라앉을까?’
먼지가 얼마나 빨리 낙하하는지, 어딘가에 실험 데이터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찾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환경 전문가가 언급한 값이 있어서 참고하겠다.
http://www.water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705
이 글은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류재근 박사의 칼럼이다. 이런 내용이 나온다.
중력에 의한 침강 속도는 입자의 반경에 따라 다르며 10㎛보다 큰 것은 빠르게 지상에 도달하지만, 입자의 직경이 작아질수록 낙하 속도는 느려지고 좀처럼 지상에 떨어지지 않는다.
10㎛의 입자가 1초 동안에 1.2㎝의 속도로 하강한다는 것은 1일이라도 약 1㎞밖에 낙하하지 않는다. 1㎛ 되는 미세먼지는 하루에 31m밖에 낙하하지 못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층권의 초미세먼지는 장기간에 걸쳐서 성층권 내에 머물러 바람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된다.
이 글에 10㎛의 입자와 1㎛의 입자의 낙하 속도가 나온다 (글의 앞에서 입자의 반경이라고 하였다가 나중에 직경이라고 하였는데, 내가 알기로는 입자의 직경(지름)이다. 다음 링크 참조).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72919&cid=40942&categoryId=32412
PM10(미세먼지): 입자의 크기가 지름 10㎛ 이하의 먼지
PM2.5(초미세먼지): 입자의 크기가 지름 2.5㎛ 이하의 먼지
PM1.0(극초미세먼지): 입자의 크기가 지름 1.0㎛ 이하의 먼지
원래 지구 중력장 내에서 낙하하는 물체는 가속운동을 하므로 밑으로 내려올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그런데 저 글에서는 가속에 관한 내용은 없고 그냥 속도만 나온다. 저 낙하 속도를 평균 낙하 속도라고 가정하고 저 값을 이용하여 간단한 계산을 해보겠다.
우선 우리가 살고 있는 집들의 천장 높이를 알아야 한다. 내 방은 2.4m, 어머니 방은 2.6m였다 (층이 달라서 천장 높이도 좀 다르다). 다른 집들은 어느 정도인지 건축사의 말을 참고하겠다.
http://kwangju.co.kr/article.php?aid=1627396200724231127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천장 높이가 대개 2.4미터이고
이 글은 박홍근 포유건축 대표(건축사)의 글에서 인용했다.
대개 사무용 건물의 천장은 2.4m보다는 높지만, 여기서는 주거용 건물을 상정하겠다.
우리가 거주하는 방의 천장 높이를 2.4미터라고 할 때 천장 높이에 있는 입자가 방바닥에 닿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보자 (다른 입자들은 이보다 아래에 있으므로 비슷한 입자이면 이 입자보다 더 일찍 낙하한다고 보면 된다). 간단한 비례식을 써 보자.
우선, 10㎛ 입자에 대해서 계산해 보자 (걸린 시간을 t10이라고 하자).
1.2㎝ : 1초 = 240㎝ : t10
t10 = (240/1.2) 초 = 200초 = 3분 20초
다음으로, 1㎛ 입자에 대해서 계산해 보자 (걸린 시간을 t1이라고 하자).
31m : 1일 = 2.4m : t1
t1 = (2.4/31) 일 = (2.4/31) * 24 시간 = 약 1시간 52분 (= 약 1.86 시간)
이 계산으로부터 1㎛인 입자, 또는 그보다 큰 입자는 방바닥으로부터 제일 멀리 있는 천장 근처에 있었다고 해도 방바닥에 도달하는 데 2시간이 채 안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돌리기 귀찮으면 외출하기 전에 환기하면 되겠다. 환기하고 방문, 창문 다 닫은 후에 다른 데 두어 시간 있다가 돌아오면 웬만한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까지도 다 가라앉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른 게 더 있을 수 있다.
환기 후 2시간이 지나도 극초미세먼지는 아직 덜 가라앉았을 수 있다.
1㎛보다 작은 입자들은 낙하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작은 먼지일수록 건강에 더 해롭다고 한다. 또한, 방바닥, 책상 등 먼지 앉은 곳에 물걸레질은 자주 해줘야겠다. 실내에 바람을 일으키면 먼지가 다시 떠오를 수도 있다.
이제는 극초미세먼지(PM1.0)도 연구하는 모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보다 훨씬 작은 1㎛ 이하의 극초미세먼지(PM1.0)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연구에 착수한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36131
더 크고 무거운 입자가 먼저 낙하하는 이유도 짚고 넘어가자.
갈릴레이 피사의 사탑 실험하고 다른 결과인데?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서 부피가 같고 질량이 다른 두 구체를 동시에 낙하시켰을 때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한 번밖에 들리지 않았다. 동시에 낙하한 것이다. 그 이후에 뉴턴이 완성한 고전역학에 의하면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똑같은 중력가속도를 가진다 (지구 중력장 내에서 물체들이 가지는 중력가속도는 높이에 따라 다르지만, 물체에 따라서는 다르지 않다).
즉, 중력만 고려한다면, 10㎛ 입자이든, 1㎛ 입자 똑같은 중력가속도를 가지고 낙하하니까 바닥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다르다. 왜 그런가? 공기 때문이다. 입자가 바닥에 도착하기까지 수많은 공기 입자의 저항을 뚫고 내려와야 한다. 갈릴레이가 낙하 실험에 사용한 구체는 공기 입자들에 비해 엄청나게 무거운 것이므로 공기의 저항을 비교적 쉽게 뚫고 내려올 수 있었다. 두 구체의 질량이 서로 달랐지만, 낙하 시간 차이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아주 작은 입자들에는 그 작은 수많은 공기 입자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특히 미세먼지보다 초미세먼지가 공기의 저항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저렇게 낙하 속도가 다른 것이다. 만약에 지구 표면에 공기가 전혀 없고 완전히 진공상태라고 한다면 10㎛ 입자이든, 1㎛ 입자이든, 똑같은 중력가속도를 가지고 아무 저항도 받지 않은 채 지상에 똑같은 시간이 걸려서 낙하하게 된다.
참고로, 지름 1㎛ 입자는 지구 대기의 주성분인 질소 분자, 산소 분자의 약 3,000배 안팎 정도 되는 크기이다.
The molecular sizes of oxygen, nitrogen and argon are 0.299, 0.305, and 0.363 nanometers (nm).
https://phys.org/news/2018-06-mechanisms-air.html
산소분자(3.46Å)와 질소분자(3.64Å)
https://www.cheric.org/proceeding_disk/kiche2004f/C1424.pdf
1㎛=1000nm
1Å=0.1nm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1nm(나노미터)=10억분의 1m
1Å(옹스트롬)=100억분의 1m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자
공기를 정화하는 데 사용되는 기계, 또는 장치를 공기정화기, 또는 공기청정기라고 한다 (청정하다는 말은 형용사일 뿐만 아니라 동사라고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므로 공기청정기도 틀리지 않은 조어이다).
환기하고 2시간 지나면 초미세먼지까지 다 가라앉는데 공기청정기를 쓸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의 호흡을 통해서 이산화탄소가 실내 공기에 축적될 수 있다. 또한, 외부에서 들어오는 초미세먼지 말고 내부에서도 나쁜 물질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바로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기체 화합물이다. 땅에서 올라오는 라돈 가스도 있다. 라돈 가스는 방사성 물질로 우리 대기의 주성분인 질소 분자, 산소 분자보다 무거워서 바닥에 잘 가라앉는다고 한다. 지하층이나 저층일수록 조심해야겠다. 라돈 가스와 이산화탄소는 공기청정기로 걸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환기하는 수밖에 없다.
아무튼 공기 안 좋은 날, 환기했으면 공기청정기를 돌려야겠다. 비싼 공기청정기 사기가 부담스러우면 선풍기 공기청정기를 사용해도 된다. 선풍기에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를 덧대어 만든 것으로, 필요할 때는 공기청정기로 쓰고 그 외에는 필터를 빼놓고 일반 선풍기로 쓰면 된다. 필터를 고무줄로 묶어도 되는데 고무줄 수명이 얼마 안 된다. 나는 그냥 간단히 비닐 끈으로 비교적 헐렁하게 묶었다. 필터가 안 떨어질 정도만 되어도 문제없다.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내 생각에 바람이 비교적 잘 통하는 종이 재질 제품이 좋을 것 같다. 아주 빽빽하게 만들어진 필터는 자동차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선풍기에 쓰면 바람이 많이 반사되어 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한다. 선풍기 공기청정기의 공기 정화 효과가 좋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실험을 통해서 증명해 보였다 (유튜브에 영상 많이 있음). 공기청정기는 필터도 자주 갈아줘야 하는데 그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선풍기 공기청정기가 아주 경제적일 수 있다.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의 규격은 차마다 다 다르므로 여러 가지가 시중에 나와 있다. 나는 제일 큰 것을 고르려고 애썼는데 제품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도 힘들어서 그냥 적당히 골랐다.
대기질 정보를 자주 확인하자 (에어코리아)
아는 것이 힘이다. 알아야 대비할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사이트에 자주 방문하여 대기질 정보를 자주 확인하자.
앱도 있다:
PM2.5 수치와 PM10 수치를 비교해 보자
PM10 수치는 PM2.5 수치보다 작지 않다.
PM2.5 수치는 1세제곱 미터의 공기 속에 들어있는 지름 2.5㎛ 이하의 입자 물질의 총중량이다.
PM10 수치는 1세제곱 미터의 공기 속에 들어있는 지름 10㎛ 이하의 입자 물질의 총중량이다.
2.5 이하인 것은 10 이하인 것에 포함된다. 따라서,
PM10 수치 ≥ PM2.5 수치
이다.
에어코리아(airkorea)에서 대기 오염 물질 정보를 볼 때 나는 우선 PM2.5 수치와 와 PM10 수치를 각각 보고, 그다음에 그 둘을 비교해 본다. 이 두 수치의 차이가 작게 나는 날은 공기 중에 초미세먼지가 주로 있다는 뜻이고 두 수치의 차이가 커서 몇 배로 벌어졌다면 공기 중에 굵은 입자가 꽤 있다는 뜻이다. PM2.5 수치와 PM10 수치는 입자의 개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중량을 의미하므로 굵은 입자 몇 개만 있어도 PM10 수치는 확 올라간다. 그래서 황사가 왔다는데 시야가 좋은 날도 있는 것이다. 개개의 입자가 모두 빛을 산란하는 역할을 하므로 입자의 개수가 많아야 시야가 흐려진다. 건강에 더 해로운 먼지는 초미세먼지이므로 PM2.5 수치를 더 중시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황사가 심한 날 밖에 나가 돌아다니면 흙먼지를 뒤집어쓰게 되고 황사에도 초미세먼지가 꽤 섞여 있으니까 마시면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주변 도시의 먼지 수치도 눈여겨 보자
에어코리아의 정보를 보니 대개 작은 도시에는 하나의 장소에 측정 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큰 도시에는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나는 우리 도시의 먼지 정보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의 정보도 살펴보곤 한다. 그 측정 장치들도 다 인간이 만든 것이므로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도시의 수치와 옆 도시의 수치가 차이가 크게 나면 무슨 일인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시에 공기 오염이 더 발생했을 수도 있고 측정 장치가 이상이 있든가 말이다. 그럴 때는 아래에 얘기할 것처럼 눈으로 보기에도 흐리다면 진짜 우리 도시만 특별히 더 대기오염 물질이 많을 수도 있다. 공기가 수상하면 마스크를 쓰면 된다. 개인적으로, 도시별 수치를 비교해 보는 데는 앱보다 웹이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먼 산을 자주 쳐다보자
첨단 기기가 없어도 초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는 알아낼 수 있다. 눈을 이용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곳은 주변에 산이 많다. 그래서 매일 기회 있을 때마다 이쪽저쪽 산을 바라본다. 어떤 날은 그 산이 선명하게 보이고 어떤 날은 흐리게 보인다. 흐리게 보이는 날은 뭔가 있는 것이다. 에어코리아의 정보를 확인해 본다. 초미세먼지는 개수가 많아서 시야를 잘 흐리게 한다고 한다. 시야가 흐리다는 것은 대개 두 가지 중 하나 때문일 것이다. 바로 초미세먼지와 안개이다. 대낮까지 뿌옇다면 초미세먼지 탓일 가능성이 크겠다. 초미세먼지와 굵은 먼지 중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더 해롭다고 한다. 폐 속까지 도달하여 핏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다행히 초미세먼지는 굵은 먼지보다 시야를 더 흐리게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우리의 눈에 더 잘 띈다. 주변 가까운 곳에 산이 없으면 건물이라도 바라보면 뭔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환기하자
어떤 분은 하루에 세 번 환기하라고 한다.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런데 내 지인은 초미세먼지가 그렇게 짙은 날에도 마스크를 안 쓴다. 내가 몇 번 말을 해줘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그런 날도 자전거 타고 강변을 달리고 등산을 가기도 한다. 괜찮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 분한테 하루에 세 번 환기하라고 하면 들을 리가 없다. 나도 여러 해 전까지는 그렇게 살았었다. 정보를 자주 접하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이런 글까지 쓰고 있다.
지난번 황사가 왔을 때 먼지 마시면 몸에 해롭다고 3일째 환기를 안 하니까 몸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열회수 환기장치에는 필터가 들어 있어서 황사 걱정할 것 없이 환기할 수 있게 해주는데 아쉽게도 이 건물에는 그런 게 없다. 그래서 결국 환기하고 공기청정기를 돌렸다. 아마 하루에 한 번도 환기를 안 하는 사람도 꽤 많을 거다. 바쁘게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 내 생각에, 하루에 한 번만 환기해도 인간 꼴은 유지되는 것 같다. 전에는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환기했는데 요즘 좀 게을러졌다. 여럿이 쓰는 방이면 더 자주 환기해 주는 게 좋겠다. 요 며칠은 공기가 좋은 날이 많고 날도 더워지니까 환기를 자주 할 뿐만 아니라 아예 창을 열고 있을 때도 있다. 이번 여름에도 공기가 깨끗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