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금계국의 암술 사진을 분석하여 암술에 오각형, 육각형 등의 다각형이 나타남을 확인합니다. 꽃잎의 개수가 8장으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을 같이 비교해 봅니다. 큰금계국이 외래종이지만 거의 토착화되었음을 알고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봅니다.
조금 낯설지만 화려하고 예쁜 꽃 큰금계국
큰금계국이 여기저기 많습니다. 이 꽃도 노란색인데 어제 살펴본 애기똥풀 색에 비해서 붉은색이 살짝 섞인 느낌이고 더 탁합니다.
https://hhtt.kr/36
큰금계국은 제가 그다지 좋아하는 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전에는 좋게 말해 주면 이런 정도였습니다: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네.
뭐랄까 색이 탁하다고 할까, 인위적인 느낌도 나고, 개량종인가 보다 했습니다. 알고 보니 외래종이어서 낯선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주변의 흔한 풀꽃, 나무꽃처럼 좀 투명한 느낌이 나고 수수한 꽃들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장미보다 찔레꽃이 더 예쁘다고 생각하고 조팝나무 꽃 좋아하고, 화려한 왕벚나무도 좋아하지만, 산에 있는 이런저런 야생 벚나무를 좋아합니다.
이 계절이 되면 큰금계국이 이 집 울타리 안팎을 장식합니다. 집주인이 옹벽 위의 땅에 씨를 잔뜩 뿌렸는지 처음에는 거기서 패랭이 꽃과 함께 만발하더니 씨를 퍼뜨려서 그 아래로 떨어진 씨가 옹벽 콘크리트에 뿌리내려 저렇게 풍경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풀뿌리는 콘크리트를 뚫고 내려갈 수도 있다.
두어 해 전에 집 앞을 지나는 도로의 저 위쪽이 아스팔트 덧포장이 되었는데 그때 길 가장자리에 있다가 깔렸던 풀들이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삶에 대한 의욕은 눈물겨운 것이었습니다.
큰금계국
요약: 쌍떡잎식물 국화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1950년부터 1963년 사이에 도입되었으며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40489&cid=40942&categoryId=71003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큰금계국은 이미 이 땅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은 누가 심지 않아도 스스로 번식해서 퍼지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북미 원산인 식물로 제가 아는 것은 아까시나무, 꽃잔디, 튤립나무 등이 있습니다. 아, 요즘도 산에 많이 자라고 있는 리기다소나무(삼엽송)도 북미 원산입니다.
외래종 식물에 대해서 은근히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토종 민들레 두 종류를 키우는데 밖에 나가보면 서양민들레에 많이 밀리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외래종 식물이 우리 식물 설 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그래서 큰금계국에 대해서도 복잡한 심경입니다.
자세히 보니까 예쁘긴 한데 말이야.
제 생각에는 이미 토착화됐다는 걸 인정하는 게 속 편하겠습니다. 이미 다 퍼졌습니다.
큰금계국의 꽃잎 개수
큰금계국 사진을 몇 장 찍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집에 가서 사진 열어 보고 꽃잎 개수나 한번 세어 보아야겠다.
집에 와서 사진을 보고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꽃잎이 다닥다닥 붙어서 겹쳐 있어서 세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꽃잎이 한 아홉 장 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날 또 사진을 찍으러 나갔습니다. 다행히 꽃잎 세기가 편한 꽃을 찾았습니다. 그래, 저렇게 떨어져 있어야 세기가 편하지. 꽃잎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들은 손으로 만져가면서 세어 보았습니다.
큰금계국 꽃잎은 8장이다.
큰금계국의 암술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처음에 사진을 보고 꽃잎 개수를 셀 수는 없었지만 다른 데 눈길이 갔습니다. 바로 꽃술입니다. 여느 꽃과 마찬가지로 큰금계국도 가운데에 암술이 있고 그 주변을 수술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을 아주 가까이서 찍어서 꽃술의 자세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암술의 모양이 다각형인 것이 신기했습니다. 마치 벌집 같았습니다. 제 마음속에는 이런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럼, 큰금계국 암술 모양도 육각형이려나?
머릿속에는 학생 때 공부했던 어떤 사실이 흐릿하게나마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평면을 채우는 정다각형은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뿐이다.
정육각형이 평면을 채운 예가 바로 벌집입니다. 사진을 확대해서 들여다보니 큰금계국의 암술로 채워진 평면에 육각형도 있었지만, 오각형도 있었습니다.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오각형이 평면을 채울 수 있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헛웃음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평면을 꼭 정다각형만 채울 필요는 없는 거잖아.
평면을 꼭 정다각형으로만 채우라는 것은 문제를 출제한 사람이 정한 것이지 큰금계국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큰금계국의 암술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오각형 모양인 것도 있고, 육각형 모양인 것도 있고 몇 각형인지 애매한 것도 있다.
생물에게 5라는 숫자가 낯선 것은 아닙니다. 손가락 발가락도 5개이고 이런저런 꽃도 꽃잎이 5개입니다. 무궁화, 벚꽃, 매화 등등. 이 집 화단에 있는 꽃잔디 꽃도, 영산홍(철쭉)도 그렇습니다.
큰금계국은 정오각형까지는 아닙니다만, 암술에 오각형 모양이 있어서 좀 신기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인의 말씀을 핑계 삼아 오늘도 재미있는 관찰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