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토종 민들레 꽃, 흰민들레 꽃

늦게 핀 토종 민들레 꽃과 흰민들레 꽃을 근접 촬영하여 대비한다. 둘의 공통점인 똑바로 서는 총포와 그 끝의 돌기 모양을 설명한다. 이 점에서 민들레와 흰민들레가 산민들레, 좀민들레, 서양민들레와 구별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민들레의 밑동과 꽃줄기에 나타나는 불그레한 색깔을 지적하여 민들레와 흰민들레의 차이를 설명한다. 덜 개화한 꽃의 사진을 제공한다. 2년 차에 개화함, 더위를 싫어함, 자가수정 가능함을 알린다.

 

느지막이 핀 토종 민들레 꽃, 흰민들레 꽃

흰민들레-꽃-민들레-꽃
의도치 않게 한 화분에서 자라게 된 흰민들레와 민들레가 같이 꽃을 피우고 있다. 2023.05.31.

 

키재기-하는-민들레-꽃-흰민들레-꽃
의도치 않게 한 화분에서 자라게 된 민들레와 흰민들레가 같이 꽃을 피운 채, 키재기를 하고 있다. 2023.05.31.

흰민들레-화분에-곁방살이하는-민들레-두-포기
이 화분들은 원래 모두 흰민들레를 심는다고 한 것인데 오른쪽 두 화분에는 민들레 한 포기씩이 끼어들어서 곁방살이하고 있다. 2023.05.31.

저는 토종 민들레인 민들레와 흰민들레를 지난 여러 해 동안 키우고 있습니다. 오늘이 5월의 마지막 날이어서 지금은 이들이 꽃을 잘 안 피우는 시기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뒤늦게 민들레 꽃과 흰민들레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들은 늦둥이입니다. 더 나이 먹은 것들은 이미 꽃을 다 피우고 결실 활동까지 끝내고 지금은 좀 추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직 어린 개체들이라 뒤늦게 성장해서 이제 왕성하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더워지면 민들레와 흰민들레는 아주 힘들어하는데 결실까지 제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꽃을 보니까 기분은 좋습니다.

 

총포 끝에 고깔 같은 돌기가 솟아 있다

민들레와 흰민들레는 꽃이나 몸 이곳저곳의 색깔만 서로 다르고 모양은 비슷합니다. 민들레와 흰민들레가 서양민들레나 다른 토종 민들레인 산민들레, 좀민들레와 다른 점은 역시 총포입니다.

총포는 꽃 밑에 있는 꽃받침 같은 것입니다. 아래 사진에 보듯이 서양민들레는 총포가 확 젖혀져서 아래로 늘어져 있습니다. 민들레, 흰민들레, 산민들레, 좀민들레는 총포가 서 있습니다.

똑바로-서고-끝에-돌기가-있는-흰민들레의-총포
똑바로 서고 끝에 돌기가 있는 흰민들레의 총포. 2023.05.31.

민들레와 흰민들레는 총포의 끝에 고깔 같은 돌기가 솟아 있습니다. 산민들레와 좀민들레의 총포는 그 고깔 같은 돌기가 없다고 합니다. 흰민들레와 민들레가 그 돌기를 같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유전적으로 다른 민들레보다 더 가까운 사이인가 봅니다.

민들레-총포-흰민들레-총포
민들레의 총포는 흰민들레의 총포와 거의 비슷하여 똑바로 서고 끝에 돌기가 있다. 왼쪽이 민들레의 총포, 오른쪽은 흰민들레의 총포. 꽃대의 색깔이 다름을 알 수 있다. 2023.05.31.

서양민들레-총포
서양민들레의 총포. 민들레, 흰민들레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것만 봐도 서양민들레는 바로 구별된다. 꽃 색깔도 훨씬 노랗다. 2020.04.20.

 

민들레와 흰민들레의 꽃 색깔, 몸 색깔

민들레와 흰민들레는 꽃이 다른 색깔입니다. 서양민들레 꽃은 민들레 꽃보다 더 진한 노란색입니다.

꽃 색깔 말고도 다른 차이도 있습니다. 민들레는 흰민들레에 비해서 꽃대나 몸 밑동 등에 불그레한 기운이 있습니다. 서양민들레도 그런 편입니다. 흰민들레는 아주 드물게 밑동이 불그레한 것이 있고, 그렇더라도 훨씬 덜 불그레합니다.

민들레의-불그레한-밑동
민들레는 흰민들레에 비해서 꽃대나 몸 밑동이 불그레하다. 2023.05.31.

 

덜 개화한 꽃의 모습

맨 위의 사진은 꽃이 활짝 핀 모습이고, 다음의 사진들은 꽃이 피는 모습입니다. 대개 개화 첫날은 덜 피고 다음 날 활짝 핍니다. 꽃 한 송이의 개화 기간은 겨우 이틀 정도로 좀 아쉬운 편입니다. 그래도 다른 꽃이 줄지어 피니까 괜찮습니다.

이제-막-피는-흰민들레-꽃
이제 막 피는 흰민들레 꽃. 2023.05.31.

 

반쯤-활짝-핀-흰민들레-꽃
반쯤 활짝 핀 흰민들레 꽃. 2023.05.31.

반쯤-활짝-핀-민들레-꽃
반쯤 활짝 핀 민들레 꽃. 2023.05.31.

 

2년 차에 개화한다

민들레와 흰민들레를 여러 해 관찰해 보니 발아 첫해에는 꽃이 피지 않습니다. 봄에 발아한 민들레가 부지런히 자라서 가을에 성체만 하게 되었는데도 꽃이 안 피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반면에 초가을에 발아한 흰민들레가 이듬해 봄에 완전한 성체가 아니었는데도 꽃을 피우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물론, 민들레와 흰민들레를 섞어 관찰해서 완전한 결론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잠정적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민들레와 흰민들레는 중간에 겨울을 한 번 지내야 꽃을 피운다.

 

너무 더워도 힘들어한다

오늘 활짝 핀 저 민들레와 흰민들레는 봄에 발육이 시원치 않아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개체들입니다. 그런데 오월에 기후가 맞았는지 왕성하게 성장하더니 드디어 성체가 되어서 이렇게 꽃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걱정되는 것은 비가 그치고 나서 어제부터 슬슬 여름 더위 느낌이 난다는 겁니다. 제가 반소매 옷을 늦게 입는 편인데 지금 반소매를 입고 있습니다.

민들레, 흰민들레는 더위를 싫어합니다. 여름에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거의 발아하지 않습니다. 이미 땅에 뿌리박고 사는 개체들도 여름에는 시들시들합니다. 심하면 잎이 다 말라죽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차라리 햇볕을 가려줘야 더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6월 문턱인데 나이 먹은 것들은 벌써 더위에 지친 기색이 나타납니다. 이 어린 민들레들도 곧 더위에 힘들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가을에는 다시 잠시 생기를 되찾습니다. 어떤 개체들은 뜬금없이 여름, 가을에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민들레는 자가수정을 할 수 있다

어느 해에 뜬금없이 민들레가 혼자서 여름에 꽃을 피웠습니다. 주위에 다른 토종 민들레는 없었습니다. 저는 호기심이 생겨서 가을에 그 씨로 발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58/70 이 발아하였습니다. 민들레 자가수정에 관해서 들은 적은 있었지만 제 눈으로도 직접 확인했습니다. 민들레와 흰민들레가 전반적으로 생태가 비슷한 면이 있어서 흰민들레도 자가수정 할 줄 아는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씀바귀는 자가수정을 못 하는가 봅니다. 씨 받으려고 따 보면 씨가 겨우 한두 개 있을까 말까 합니다. 주변에 씀바귀 개체 수가 너무 적으니까, 수정이 잘 안돼서 그런가 봅니다. 국화과 식물끼리도 생태가 다 다른가 봅니다.

민들레, 흰민들레 키워 보면 돈은 별로 안 돼도 재미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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