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to 워드프레스 (1), 개요

티스토리 블로그에 있던 모든 글을 워드프레스로 이전한 과정을 자세히 적기에 앞서, 전체적인 계획과 경과, 감상을 간단히 적는다. 먼저 연습 삼아, PC에 워드프레스를 설치하고 티스토리 글을 가져와 보았다. 별문제 없음을 확인한 다음에 웹호스팅으로 무대를 옮겨서 똑같이 했다. 도메인을 연결하고, 보안인증서를 발급받았다. 검색엔진 색인 문제를 부드럽게 해결하기 위해 티스토리로 돌아가서 개인 도메인을 연결했다. 며칠 만에 다시 웹호스팅으로 완전히 복귀하였다. 구글 서치콘솔,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에 정보를 입력하였다.

내 PC에서 연습해 보다

티스토리에서 여러 해 활동한 분들은 이번 정책 변경 사태로 티스토리 측에 상당한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 나는 티스토리에서 활동한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거기서 겨우 석 달을 활동했다. 그래서 그런지 티스토리에 아주 섭섭하지는 않다. ‘인터넷의 가상 공간에서도 내 집이 없으니까 별로 안 좋네.’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였다. 나는 거친 들판으로 나가기로 결심하였다.

나는 리눅스를 오래 사용했고 내 PC가 이미 서버로 만들어져 있어서 워드프레스로 옮기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난 이미 여기서 XE를 쓰고 있는데? XE나 워드프레스나 원리는 비슷하겠지. 이들은 모두 PHP 로 코딩되어 있고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된다. 다른 분들의 술렁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선뜻 결정을 못하다가 어느 날 밤에 문득, 내 PC에 워드프레스를 설치해 보기로 하였다. 꼭 미리 연습해 볼 필요는 없지만 완벽하게 하고 싶었다. 지나면서 보니까 이렇게 PC에 쌍둥이 워드프레스가 있으면 티스토리 이전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그 후에 테마나 플러그인도 여기서 먼저 설치해 볼 수 있어서 웹서버에 부담을 덜 주고 일을 처리할 수 있어서 좋다.

일단 MySQL 에 워드프레스 전용으로 쓸 계정을 만들고 바로 워드프레스를 설치하였다. 몇 분 내로 완료되었다. 이제 티스토리 글을 옮겨 오면 된다. 티스토리 관리자에 들어가 보니 한 번 백업하면 다음 백업은 한 달 후에나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그럼 백업하고 나면 앞으로 한 달간은 티스토리에 글 쓰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건데? 따라서 나로서는 티스토리의 백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워드프레스로 이전하기로 결심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결정의 순간이 왔다. 결정했다.

티스토리의 백업은 하나의 게시 글이 하나의 디렉토리로 되어 있다. 디렉토리의 이름이 티스토리의 글 번호와 같다. 그 아래에 .html + img/ + file/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런 식이다:

$ tree | head
.
├── 내티스토리아이디-1-1
│   ├── 1
│   │   ├── 1-환영합니다!.html
│   │   └── img
│   │   ├── img.jpg
│   │   ├── img_1.jpg
│   │   └── img_2.jpg
│   ├── 10
│   │   ├── 10.html

첨부 파일이 있으면 img/ 디렉토리 옆에 file/ 디렉토리가 있다. 글들이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으므로, 게시 글 몇 개만 따로 가져오기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처음에 그런 식으로 연습했다). 워드프레스에 Html importer 2 라는 플러그인이 있어서 수월하게 글을 옮길 수 있었다. 옵션 설정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미 중요한 설정을 다 찾아놓은 분이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또한 처음에는 그림과 첨부 파일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는데 그건 아마 내 PC 웹서버 설정상의 문제일 거로 추측한다. 아무튼 그 문제도 잘 해결했다. 그러면 사실상 데이터 옮기는 일은 끝난 셈이다. 나중에 보니까 자질구레하게 손이 더 가긴 하더라.

웹호스팅에 입성하다

내 PC는 공유기 아래에 있어서 여기서 블로그 서비스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그럴 생각도 없다. 호스팅 업체를 알아보기로 하였다. 도메인도 구매해야 한다. 나는 리눅스 서버에는 친숙한 편이지만, 호스팅 업체를 이용해 본 적이 없고 내 도메인을 가져 본 적도 없다. 그 두 가지가 이번에 내가 익혀야 할 것들이다. 도메인 이름을 정하느라고 한참 동안 여러 가지 작명을 하고, 검색을 통해서 호스팅 업체와 도메인 업체를 정했다. 나는 무료 호스팅이 있는 업체를 정했다. 무료 서비스를 며칠 써보다가 유료로 전환할 심산이었다.

처음에 무료 호스팅일 때 워드프레스를 설치하고 티스토리의 데이터를 가져오기로 했다. 디스크 공간이 200M이다. 내가 티스토리에 쓴 글은 공개 글 60개와 서식 등 다 합쳐도 8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200M 공간으로도 충분했다. 호스팅 업체에 접속해 보니 워드프레스를 자동으로 설치해 주는 서비스도 있더라. 추가 비용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PC에서 직접 설치해 본 경험이 있으니 수동 설치를 선택했다. 내 PC에 설치한 것을 그대로 업로드하고 기본 정보 수정하고 접속하니 워드프레스가 잘 떴다. 티스토리 데이터를 가져왔다. 가져올 때 모든 글이 비공개 글이 되도록 했다. Html importer에 그런 기능이 있다. 다 하고 보니 워드프레스의 ‘안녕하세요!’ 글만 공개 글이다. 벌써 다 됐네?

하루가 지난 후에 호스팅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다. 그래야 외부 도메인도 연결할 수 있고, SSL 인증서도 신청할 수 있다.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는 비용이 저렴했다. 도메인을 연결하느라 조금 삽질을 하고, 호스팅 업체에 SSL/TLS 보안인증서를 신청했다. PC에서는 저절로 되는 거였는데 밖에서는 따로 신청해야 하는 거였네? 사실 내 PC끼리 ssh 접속할 때는 인증서가 저절로 어떻게 다 설치되더라. 그런데 웹서버에는 그 설정을 하지 않아서 그냥 http로 쓰고 있었다. 어차피 외부에서는 아무도 접속하지 못하게 해 놨으니 상관없었다. 내가 신청한 인증서는 무료 인증서인데 설치비 20,000원은 내야 한다 (+부가세 2,000원). 호스팅에 가입할 때 지급한 설치비용과 일 년 치 사용료를 합한 것보다 무료 보안인증서 설치비가 더 비싸서 좀 실망했다. 그런데 한 번 설치하고 나면 3개월마다 자동으로 갱신된다고 하니 추가 비용은 없는 셈이다. 밤에 신청하니까 다음 날 오전에 발급되었다. 연결 안 되던 ssh가 인증서 발급되고 나니까 연결된다. 서버가 어떤 건가 보려고 uname -a 명령을 내렸다. 그럴 권한이 없단다. 쓸 수 있는 명령어가 많이 없었다. 그래도 접속되니까 다행이다. vi, cp, mv, diff 이런 거 되면 됐지, 뭐.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됐는데, 서버의 운영체제는 RHEL 이었다.

티스토리로 돌아가서 개인 도메인을 연결하다

이제 검색엔진에 알려야 한다. 애드센스는 어떻게 되는 거지? 등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공개 글 60개의 색인 문제는 너무 골치 아프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만 검색엔진에 알려서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를 바랐다. 조금 고민하다가 검색을 해보았다. 티스토리에 개인 도메인을 먼저 붙여서 색인이 옮겨지도록 한 다음에 나중에 개인 도메인을 워드프레스에 붙이면 자연스럽게 색인이 옮겨지는 셈이란다. 솔깃해서 나도 방법으로 하기로 했다. 티스토리에 개인 도메인을 붙이고 인증서를 신청하고 한 10분 후에 보니 인증서가 발급되었다. 그런데 유효한 인증서가 아니라고 하면서 https 접속이 되지 않았다. 알아보니 내 도메인이 루트 도메인이 아니라서 그렇단다. 도메인 회사에 접속해서 네임 서버 설정을 바꾸어 내 도메인을 루트 도메인으로 만들었다. https 로 잘 접속되었다. 내 블로그에 개인 도메인으로 접속하면 애드센스 광고가 나오지 않더라. 애드센스는 도메인 기준으로 승인된다고 한다. 구글 서치 콘솔에는 도메인만 등록하니까 http 인지, https 인지 상관없는데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는 구별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티스토리에 개인 도메인을 연결했을 때 보안인증서를 꼭 신청해야 한다. 검색엔진이 https 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구글 서치콘솔에 갔다. 주소 변경 메뉴가 있어서 블로그 주소를 내 개인 도메인으로 변경했다.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에는 주소 변경 메뉴가 없다. 그래서 기존의 주소는 그대로 두고 내 개인 도메인을 추가했다. 검색 엔진에 sitemap, rss 등 필요한 걸 다 등록했다. 이제 기다리면 되겠다. 어떤 분은 한 2주 기다려 보라고 한다. 며칠 지나니까 벌써 지겹다. 그런데 서치콘솔에서 내 개인 도메인 속성에 어떤 어떤 색인 생성 문제가 있다는 알림이 한 번씩 날아온다. 티스토리에서 이미 겪었던 그런 거였다. 티스토리를 떠나기로 한 마당에 그런 거 고치고 있을 기분은 안 나는데? 어차피 색인 생성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면 워드프레스로 완전히 옮긴 후에 색인이 생성되기를 기다리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시 마음을 바꾸었다. 이 시점에서 완전히 워드프레스로 넘어가야겠다.

웹호스팅으로 완전히 복귀하다

워드프레스로 넘어갔더니 그전에 잘 되던 https 접속이 안 된다. http로만 접속된다. 도메인 연결이 잘 안되길래 도메인을 잠시 뗐다 붙였는데, 그래서 SSL 인증서가 망가진 건가? 기분이 언짢았다. 저녁 먹고 나서 호스팅 업체에 1:1 문의를 하였다. 씻고 어쩌고 나중에 확인하니 문의한 지 몇 분 되지 않았을 때 온 답변이 있었다.

문의하신 사항은 워드프레스의 관리자 페이지에서 설정을 하셔야 합니다.
… 사이트의 내용을 참고하여 siteurl 과 home 을 https://도메인으로 설정하고 접속 테스트하시기 바랍니다.

그래, 도메인을 티스토리에 연결한 동안에 호스팅에 접속하려고 워드프레스 주소를 바꿔놓았던 일을 잊고 있었다. phpmyadmin 으로 접속해서 고치니까 https 접속이 잘 된다. 티스토리에서 가져온 글들을 공개 설정으로 바꿨다. 똑같은 글이 두 군데에 있으면 안 되니까 티스토리의 글은 모두 비공개로 설정하였다. 자바스크립트로 리디렉션 설정하는 방법도 있던데 그렇게 하면 티스토리 계정이 정지당할 수도 있다고 해서 관뒀다. 그냥 싹싹하게 비공개로 설정했다. 이제 다음 검색을 타고 들어오는 유입은 뚝 끊어지겠구나. 그래도 티스토리 계정은 없애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나중에 또 써먹을지도 모르지 않나.

서치콘솔, 서치어드바이저에 사이트맵, rss 등을 워드프레스의 것으로 바꿔서 설정했다. head 태그에 필요한 것을 삽입하는 방법을 찾아 보았다. 자식 테마를 만들어서 hook 기능을 쓰는 방법이 제일 깔끔하더라. 이제 거의 마무리됐다. 도메인이 완전히 바뀌어서 애드센스는 다시 신청해야 했다. 이건 이미 여러 날 전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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